[다다를인터뷰] 영화 '교섭' 외교관 단독인터뷰…동굴협상·방탄조끼·카심 실제는?
<영화 교섭 중>
"대한민국 정부의 협상대표 정재호입니다"
외교부의 대사로 퇴임을 하고 현재는 다른 데서 일을 하고 있는 백주현 대사입니다.
Q. 영화 교섭은 보셨나요?
네, 봤습니다. 집 사람이 사실은 이 내용을 전혀 몰랐어요. 영화가 나왔다고 해서 같이 가서 봤는데.. 영화 보는 내내 한 숨을 쉬더라고.. ㅎㅎㅎ
Q. 영화 교섭, 현실과 '싱크로율'은?
제 역할을 중심으로 이렇게 영화를 봤는데 교섭단장으로서 여러 가지 심리 상태라든가 교섭에 임하는 자세라든가. 판단을 하는 문제라든가 이런 데서는 싱크로율이 한 90퍼센트 이상 되는 그런 영화라고 저는 생각을 했습니다.
Q. '샘물교회' 피랍 사건 당시 직함은?
탈레반하고 인질 석방을 위한 교섭 단장이었죠.
Q. 국정원 요원과 '카심'은?
아주 재미있고 흥미롭게 봤습니다. 뭐 그 당시의 상황하고 똑같은 건 아니지만 통역을 구하는데 굉장히 어려움이 있었어요. 우리나라에 파슈토어(아프간어)라든가 이런 걸 할 수 있는 사람이 실제로 없기 때문에 그래서 현장에 오랫동안 익숙한 사람을 구해서 통역으로 썼고,
Q. 영입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요? 영화에서는 국정원 요원의 개인기처럼 그려지는데..
제가 선택하지 않은 걸로 보면 그럴 가능성이 높죠. (국정원 직원과는)굉장히 호흡이 잘 맞아서 입장을 정하거나 상대방을 분석하거나 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활발한 의견 교환을 해가면서 그렇게 협상 진행을 했죠. 그 영화 속에 보면 네고시에이터(브로커)라는 사람이 나타납니다. 그 사람 중에 (탈레반과 연락을 하게 해주겠다고)사기를 치는 사람도 있어요. 그걸 구분해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그러니까 하루 종일 그런 접근이 있을 때 그걸 어떻게 판단하느냐 (오히려 영화에서는 국정원 직원이 실수의 빌미를 주는 것처럼 그려지는데) (국정원 직원이)접촉을 하면서 거기서 생기는 정보들을 잘 분석도 하고 잘 판단도 하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Q. 지르가(범죄행위 등에 대해 실질적 결정권을 갖는 부족 원로회의)를 통한 접근도?
제가 한 건 아니지만 그런 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거기가 부족 사회다 보니까 부족 회의나 이런 데서 결정되는 것이 중요한 사항이니까 거기서 인질 사태를 적절치 않다고 판단을 해 주면 훨씬 더 도움이 될 거다 하는 접근이…
Q. 실제로도 탈레반과 마주앉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9·11 사태부터 시작이 되잖아요. 원인은 한 7년 정도 경과한 시점에서 미국이 텔레반을 대대적으로 토벌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테러리스트 단체하고 직접 협상하는 것이 한미동맹 관계나 이런 데 부담이 되기 때문에 정부 내에서도 논쟁이 있다가 상황이 급반전하면서 직접 협상 쪽으로 기울게 된 것 같습니다.
Q. 영화에선 정재호 실장이 정부를 설득하는 것처럼 그려지는데?
반대죠. 그럼요. 정부에서 대통령실에 모여서 각 부처가 협의를 해서 (탈레반과 직접 협상하기로)결정한 것이지 교섭단장이 그걸 결정하거나 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우리 대표단이 제가 가기 전부터도 파견이 돼 있었기 때문에 (정부 다른 팀이)아프간 정부랑도 접촉하고 아까 얘기한 지르가 쪽하고도 뭐 하고 그랬을 겁니다. (영화에선 아프간 정부, 지르가 쪽 교섭단장 혼자서 다 접촉 한 것처럼) 그건 아니었습니다ㅎㅎ
Q. 탈레반과 협상장으로 갈 때 복면도 입고 방탄조끼도 입고?
복면 쓰는 것은 이제 그건 영화에 나오는 얘기고요 방탄차를 타야 되는 그런 필요성도 있고 방탄조끼는 당연히 그는 착용을 해야 되는 그런 상황이었죠.
Q. 영화에서처럼 '동굴 협상'?
전혀 아닙니다. 영화에서는 무기를 사용해서 협박하는 장면도 나오지만 그건 극적인 영화적 효과를 위한 것이었을 것이고 실제로는 ICRC(국제적십자위원회) 건물에 가서 협상을 했는데 그 협상에 나오는 탈레반도 안전 문제를 항상 신경 쓰더라고요 그러면 이제 미국을 비롯한 연합군들이 공격을 언제든지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날은 자기네들이 못 나오겠다고 하기도 하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Q. 거기 탈레반의 완전 수장은 나오지 않았겠네요. 노출되면 안 되니까?
자기네들은 신분을 정확하게 얘기 안 하더라고요. 여러 가지 상황으로 보면 실무자급은 아니고 중간 보스 이상으로 상당히 무게가 있는 사람이고 결정권도 어느 정도 갖고 나왔다는 느낌은 받았습니다
Q. 정재호 실장은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그 각오로 가잖아요.
저의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고 생각을 하고 그런 스트레스보다는 과연 사람들을 살릴 수 있느냐 하는 거에 대한 스트레스는 굉장히 많았죠.
Q.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으셨을 때 처음으로 하신 말씀은 어떤 말씀이셨을까요?
저는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아주 이상한 장소에서 우리가 만나게 돼서 유감스럽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가 70년대 80년대 경제 성장을 하면서 수많은 나라에 가서 프로젝트 플랜트 수출 이런 걸 했는데 내가 알기로는 한 80퍼센트가 무슬림 국가다. 그래서 지금 탈레반이 우리 국민들을 납치하고 살해까지 한 현상에 대해서 무슬림 국가들의 그 사람들이 어떻게 평가할지 굉장히 두렵지 않느냐 내가 보기에는 그거는 코란의 그거에도 맞지 않고 약자를 보호해야 된다는 데도 맞지도 않고 도대체 이유가 없는데 그렇게 한 거에 대해서는 굉장히 유감스럽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앞으로도 그런 무슬림 국가들과의 협력을 내일 그칠 게 아니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인데 그 사람들이 이번 사태를 종결하게 하는 데 기여해 주기를 바란다고 탈레반도 코란의 그런 논리와 교리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하면 빨리 무기를 내려놓고, 무고한 우리 국민들을 석방을 하는 게 옳지 않느냐 그 첫 번째 둘 다 이야기를 했죠. 그런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반박을 하지 않더라고요.
Q. 협상금 규모는..?
저는 그건 잘 모릅니다.
Q. 실제로 단장님이신데 액수를 모르면 어떻게 협상을 하지 라는 생각은 궁금증은 드는데요..?
들 수 있는데 하여간 여러 갈래에 그 사람들의 요구 사항이 있었기 때문에 단순하게 돈 문제만은 아니었다 하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Q. 21명 중 2명 먼저 석방됐을 때 기분은?
국내에서는 드디어 석방이 시작됐다 이렇게 보도를 했지만 교섭단장으로서는 더 긴장하게 됐습니다. 왜냐하면 자기네들의 요구 사항을 자꾸만 높여가는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게 굿 뉴스가 아니라 더 힘든 협상을 앞으로 저는 예고가 될 수 있다. 그래서 흥분하지 말자 흥분하지 말고 우리도 흥분하지 않았다는 것을 저쪽에 보여주는 것이 심리전에서 이기는 방법이다. 이런 말을 했던 것 같습니다.
Q. 교섭 핵심 전략은?
역시 제일 중요한 것은 협상의 준비가 더 중요하다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협상으로 나타나는 아무리 급박한 사태라도 현상으로 나타나는 문제들에 대해서 냉정하게 분석을 해야 되고, 경험을 비추어 보면 그 과정 속에서 답이 항상 나왔었어요. 협상의 기술이라는 것도 사실은 그런 팩트와 그걸 했을 때 그것이 힘을 발휘하는 거지 나의 말재주에 의해서 협상이 되는 건 아니다 하는 생각을 많이 했고요. 그래서 아까 말씀드린 대로 또 감정적인 그런 호소를 할 수 있는 논리를 개발을 해서 그쪽에서 거부할 수 없고 때로는 수치스럽게 생각할 수도 있고 이런 이야기를 해서 호소를 했죠. 모든 협상이 그렇지 않을까 합니다.
Q. 협상의 제1원칙은?
진정성이죠. 뭐 외교관의 최고의 덕목이 정직성이다. 영어로 어니스트라고 그러는데 맨 처음엔 저도 의아했어요. 과연 그럴 수 있을까 근데 시간이 지나가서 보니까 그걸 이기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내가 잔꾀를 부려서 상대방을 나한테 유도한다는 게 상대방이 그렇게 어리석은 사람이 잘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담백하고 진실에 기초한 그런 이야기도 하고 협상의 자세도 그렇게 했을 때 효과가 있지 않나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Q. 끝으로
외교라는게 결국은 국가를 위하는 일, 국민을 위하는 일 그런 일일텐데.. 사실은 외교적인 여러가지 이슈들은 국민들한테 전부 공개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가끔은 오해를 하시는 부분, 아니면 실망을 하시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국가가 위험에 처한 우리 국민을 구하는 작업을 할 때는 관련되는 부처와 사람들이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다는 그런 확신을 가지셔도 될 것으로 생각하구요, 우리 국민의 대부분이 재외국민의 입장에 갈 수 있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과 국가가 힘을 합쳐서 같이 만들어 나가는 제도, 같이 운영하는 제도가 되어야 될 것으로 확신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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