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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커스] 올해의 말말말…'적폐' '졸혼' '스튜핏'

<출연 : 연합뉴스TV 스포츠문화부 장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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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흔히 말은 생각을 반영한다고 하죠.

올해 유행했던 말을 보면 2017년 어떤 사건들이 있었는지, 또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했는지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올해의 신조어와 유행어를 스포츠문화부 장보경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해마다 보면 연령대 별로 유행하는 말이 다르던데, 올해도 그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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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네. 한해를 정리하면서 연령별 인기 표제어 조사가 나왔는데요.

국내 포털사이트인 네이버가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의 결과를 바탕으로 발표한 겁니다.

5060대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찾았던 단어는 '적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폐단을 뜻하는 말로 보통 뒤에 '청산'이라는 말이 짝처럼 따라붙습니다.

이 단어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촛불집회 등 굵직한 정치적 사건을 거치면서 키워드로 떠올랐습니다.

반면, 20대의 1위 인기 표제어는 졸혼이었습니다.

졸혼은 결혼을 졸업한다는 뜻으로 혼인관계는 유지하지만, 부부가 서로의 삶에 간섭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걸 말하는데요.

일본의 여성작가 스기야마 유미코가 지난 2004년 발간한 '졸혼을 권함' 이라는 책에서 처음 제시된 개념입니다.

예능프로그램이나 드라마의 소재로도 쓰이며 우리나라 시청자들도 큰 관심을 갖게됐습니다.

또 배우 백일섭 등 일부 연예인이 실제 졸혼 상태임을 밝히면서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죠.

결혼에 관심을 가져야 할 세대가 이 단어에 관심을 갖는 게 참 의외였습니다.

이를 두고, 한국청년들의 평균 결혼연령이 늦춰지는 것이 단순히 주택 및 교육비 부담 때문만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다시 말해, 결혼문화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의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30, 40대는 어떤 단어에 관심이 많았나요?

3040대는 두 연령대 모두 '츤데레'를 가장 많이 검색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쌀쌀맞게 구는 모양을 나타내는 의태어 '츤츤'과 달라붙는 모양을 나타내는 의태어 '데레데레'가 결합해서 나온 신조어입니다.

겉으로는 쌀쌀맞지만 실제 속정이 깊은 사람을 뜻하는 말로 원래 일본 만화 팬들이 애용한 어휘입니다.

10대의 최다 검색 표제어는 '보어'였는데요.

국어문법에서 문장의 불완전한 부분을 보충해주는 말을 뜻하는 그 말입니다.

이 말이 많이 검색된 이유에 대해서 네이버는 10대 사전 사용자가 학교 수업 때문에 생소한 문법 용어를 많이 찾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예상됐던 결과도 있었고, 생각도 못했던 말도 있어 재밌네요.

또 어떤 말이 있었나요?

[기자]

연령대 말고 전체적으로 봤을때는 지금 소개해드린 말 이외의 것들도 있었는데요.

3위에 셀럽이 올라와 있습니다.

셀럽은 영어단어 셀러브리티 유명인의 준말로 애초 패션 잡지에서 언급되다 국내 TV 예능 등에서 자주 쓰는 단어가 됐는데요.

셀럽은 작년에는 25위권에도 없다가 올해 깜짝 등장해 더 눈길을 끌었습니다.

4위 '하드캐리'는 승리를 주도하다란 뜻의 게임계 용어입니다.

아이돌 그룹 '갓세븐'이 작년 9월 동명의 인기곡을 내놓을 정도로 젊은 층 사이에서 보편화했습니다.

5위는 물류용어인 '간선상차'였는데요.

배송 물품을 트럭에 싣는다는 말이죠.

온라인 쇼핑의 택배 추적 서비스를 이용할 때 흔히 접하는 말입니다.

6위는 '내로남불'이 꼽혔습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준말로 정치권 등에서 많이 쓰이면서 유행했죠.

7위부터 10위까지는 '오지다', '비혼', '먼치킨', '미러리스카메라' 등이 각각 선정됐습니다.

신조어 외에 국어사전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표제어로는 말을 못 알아 듣는다는 뜻의 사자성어 '마이동풍', '페미니스트', '만우절', '할로윈데이', '추석'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한 해를 대표하는 말을 물어보면 사실 유행어를 많이 얘기하잖아요.

올해 많이 회자됐던 말은 어떤 게 있었습니까?

[기자]

두 분은 영화 '아이캔 스피크' 보셨나요?

[앵커]

저는 못봤습니다.

[기자]

2007년 미국 하원 의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사죄 결의안이 통과된 실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인데요.

주인공 역할을 맡은 나문희씨는 이 작품으로 올해 상이란 상은 다 휩쓸었습니다.

특히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받았을 때의 수상소감이 화제가 됐는데요.

나문희는 당시 관객들에 대한 감사 인사 후 "지금 아흔여섯이신 친정어머니, 어머니가 믿는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나문희의 부처님께도 감사드립니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어머님의 나이가 아흔 여섯인 것처럼 나문희씨의 나이는 올해 77세, 데뷔 56년차인데요.

유행어라고 말하긴 그렇지만 원로 여배우가 늘 익숙한 엄마 역할이 아닌 주연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었던 부분을 잘 나타내줘서 많은 이들에게 회자됐던 것 같습니다.

지금 보시는 영상은 작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방영했던 tvN 드라마 '도깨비'입니다.

설화를 모티브로 도깨비와 어린 인간 신부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었는데요.

마지막 회가 평균 시청률 20.5%, 순간 최고 시청률 22.1%로 역대 케이블채널 프로그램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케이블 드라마의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인기만큼이나 명대사인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모든 날이 좋았다"는 이 대사가 다양한 분야에서 재생산되며 끊임없이 회자됐습니다.

[앵커]

저도 이 드라마 봤는데요.

워낙 여성들에게 인기 많은 공유씨가 김고은씨에게 프로포즈하며 한 말이라 오래 기억에 남더라고요.

가요계에서 유행했던 말도 있었나요?

[기자]

네, 올해 가장 인기가 많았던 보이그룹은 프로듀스101이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데뷔한 '워너원'이었는데요.

반복적인데다 외우기도 쉬운 이 그룹의 노래 '나야 나'의 후렴구는 올해 가요계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 유행어는 소개하기 전에 먼저 영상 보시겠습니다.

지금 들으시는 이 말은 올해 후반기에 크게 인기를 끈 개그맨 김생민의 유행어입니다.

평소 '짠돌이'라고 불렸던 김생민씨가 의뢰인들의 소비 습관을 지적하거나 칭찬하는 본인에게 꼭 맞는 프로그램 '김생민의 영수증'을 만나면서 전성기를 맞았는데요.

쓸데 없는 소비에 대해서는 어리석다는 뜻의 '스튜핏'을 외치고, 저축을 하는 등의 행위에 대해서는 잘했다며 '그레잇'으로 평가했습니다.

크게 기분나쁘지는 않지만 귀에 쏙쏙 꽂히는 이 말은 예능 뿐 아니라 광고에서도 많이 소비됐는데요.

데뷔 25년간 리포터로 주로 다른 사람을 취재하기만 했던 김생민씨를 단번에 스타덤에 올려 놓을 정도였으니 충분히 올해의 유행어로 선정될 법 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잘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스포츠문화부 장보경 기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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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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