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을 켜다!' [금융ON]은 금융권 소식을 쉽게 풀어주는 코너입니다. 매일 쏟아지는 금융 뉴스 속에서 꼭 알아야 할 정보만 콕 집어 ON! 트렌드도 ON!
돌아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요동치는 전 세계 금융·외환시장.
눈 비비고 일어나면 미국 나스닥종합지수는 6% 폭락했다가, 12% 폭등했다가, 다시 4% 이상 주저앉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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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 한 주간 우리 증시의 대표 지수 코스피는 5.57% 폭락한 뒤 3일 후 6.60% 폭등하는 등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물론, 코스피와 코스닥지수의 뒷자리에는 환율도 동승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에 대해 한 마디 얹을 때마다 원-달러 환율은 20~30원을 오르내렸고, 지난 11일에는 주간거래 종가 기준 1,484.1원으로 마감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강대국 수장의 거침없는 행보 속 널뛰는 환율을 보다 보면 공포감까지 찾아오는데요.
하지만 금융시장이 늘 그렇듯, 변동성은 또 다른 누군가에겐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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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율 치솟자…'쑥' 빠진 외화예금
지난달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985억3천만 달러.
직전 달보다 49억1천만 달러(약 7조1천억원) 줄었는데, 3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데다 그 감소 폭은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컸습니다.
특히 미국 달러화(845억2천만 달러·약 122조원) 감소 폭이 가장 큽니다.
개인과 기업이 모아둔 외화가 썰물처럼 빠져나간 건데, 한국은행은 이 결과에 대해 '차익실현'으로 설명했습니다.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원화로 환전할 유인이 커졌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전날인 지난해 11월 5일, 원-달러 환율은 1,378원이었습니다.
이 가격이 지난 2월 28일 기준 1,463원이 되면서 약 3개월 만에 90원 가까이 올랐습니다.
같은 금액의 달러지만 환전 시 환율 변동성을 통해 큰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셈입니다.

◇ 도쿄 여행?…지금은 엔화 환테크
최근에는 원-엔 환율도 심상치 않습니다.
그간 낮은 금리로 인해 약세를 보였던 엔화는 일본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에 더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라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면서 서서히 통화 가치가 올랐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100엔당 850원대에 머물던 엔 환율은 지난 3일 종가 기준 약 2년 만에 1천원을 돌파했고 지난 주 1,010원에 육박했습니다.
이제는 일본 여행 대신 엔화 환테크(환율+재테크)에 나설 시점일까요.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엔화 예금 잔액은 이달 7일 8,701억 엔으로 지난달 말(9,266억 엔)과 비교하면 일주일 사이 565억엔(약 5,600억원)이 빠져나갔습니다.
5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올해 1월 말까지 17개월 연속 1조 엔을 웃돌았는데, 그 때와 비교하면 2천억 엔 가까이 줄어든 겁니다.
이 역시 저점에 매수했던 투자자들이 앞다퉈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 더 오를까? vs 지금 팔까?
하지만 투자자들에게 관건은 결국 '변동성'입니다.
환율이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오르내리는 것이 아니라 특정 인물의 말과 정책에 따라 크게 움직이다보니 사실상 매수·매도 타이밍을 예측하기 쉽지 않습니다.
특히 달러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전쟁으로 인해 1,500원선에 도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게 나오는 상황.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달러 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가 비이성적으로 약해졌지만 원-달러 환율은 인덱스와 비교해서도 상당히 약세다. 이 상황이 계속 갈지, 인덱스가 반등할지 지켜봐야할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1,500원은 잠재적 영역에 남아있다. 미중 갈등뿐만 아니라 최근 미국의 국채금리 불안정성 등이 신용 문제로도 퍼지게 되면 실제 도달할 수 있는 선상"이라고 봤습니다.
외화예금에 대해서는 "1,500원에 가까워질수록 투자자들의 달러 매도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당장은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시점이 90일 유예되면서 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반으로 내려옴에 따라 투자자들이 오히려 '숨고르기' 시류를 틈타 차익실현에 나섰다는 해석입니다.
즉, 불확실성의 늪에 빠진 금융외환시장 속에서도 투자자들의 눈치 싸움은 끊이지 않는 상황.
큰 변동세를 이용해 큰 폭의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게는 그만큼 그 변동성이 기회가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관세전쟁의 양상과 '90일'이라는 시간은 각 정부뿐만 아니라 천금의 기회를 노리는 환테크족에게도 매우 중요해진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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